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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구 아버지센터 걷기명상
제목 : 서초구 아버지센터 걷기명상
[이범찬 2018-11-13 16:35:45]
서초구 아버지센터에서 광고메세지가 왔다. 11월 3일 충주에 있는 ‘깊은 산속 옹달샘’에 가서 명상체험을 한다고. 즉석해서 참가신청을 했다. 명상이야 별것일까만 단풍이 절정일 때이니 금년 단풍나들이를 충주로 정했다. 염불보다 잿밥에 끌린 셈이다.

국도를 벗어나 반시간쯤 달렸을까, 낙엽송이 울창한 산골짝을 기어오르니 여기저기 각양각색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촌락치고는 건물들이 거창하고, 특정 시설치고는 산만하게 널려있다. 아침 편지로 잘 알려진 고도원님의 꿈이 펼쳐진 옹달샘 선경의 겉모습이다.

우리 일행만의 오붓한 나들이인줄 알았는데, 수십 명의 단체객들이 모인 거창한 행사장이다. 우리는 하루 일정으로 갔으나 반나절 프로그램으로 끝내는 팀도 함께 뒤섞여 있다. 단풍감상은 오가며 하고, 여기서는 여러 가지 명상 프로그램을 통해서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의 치유를 하는 힐링의 장임을 깨닫게 된다.

명상이라니 잘 아는 익숙한 말이지만 실제로는 손에 잡히지 않는 애매한 단어가 아닌다. 사전적인 뜻은 눈을 감고 차분한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실제로 명상에 잠겨보거나 깊이 성찰을 해본 적은 없었지 않은가. 옹당샘에 와보니, 명상도 가지가지다. 걷기명상, 통나무명상, 단식명상, 심지어 독서명상, 춤명상까지 일상생활에 명상을 덧붙여 생활화하고 있다.

접수를 맞추고 명상 유니폼에 명찰을 목에 걸고 강당에 모이니 모두가 옹당샘가족으로 분위기가 푸근해지는 느낌이다. 명상 지도사의 프로그램 설명을 듣는다. 제일 먼저 배운 것이 인사법이다. 이곳 옹달샘에서는 ‘안녕 하세요’란 인사말은 없고, 그 대신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써야 한단다. 주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해보라니, 모두가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한 순간에 어색함이 살아지고 친근한 분위기로 바뀌었다.

오전 프로그램은 걷기명상이다. 걸으면서 무슨 명상인가 했는데, 낙엽송의 붉은 잎이 하늘을 뒤덮은 골짝에 여러 갈래의 오솔길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있다. 30분짜리의 ‘용서의 길’, 40분짜리의 ‘화해의 길’, ‘사랑의 길’에 90분짜리 ‘감사의 길’도 있다.

용서의 길을 걸으며 명상을 한다. 걸어간다기보다 달팽이만큼이나 느리게 더듬어간다. 앞서 가는 지도사의 엉기는 뒤를 줄지어 따라가다 징이 한 번 울리면 그 자리에 서서 눈을 감고 10년의 세월을 되돌아 앙금들을 훌훌 털어버리란다. 몇 분 후에 다시 징소리가 들리면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십년씩 되돌아보며 가슴 아팠던 기억과 울분을 용서하고 씻어버리니 마음이 홀가분해진다. 어차피 쌓아둘 감정의 찌꺼기를 태워버리는 의식이다. 마음의 아픔이 치유되니 감사와 기쁨이 솟는다. 숲이 아름답고, 온갖 새 소리가 들리고, 풀숲의 향기가 전해온다.

이렇게 느림의 미학을 만끽하며 용서의 길을 내려와 만남의 광장에 둥글게 늘어서자, ‘사감포옹’을 설명하며 앞뒤사람 다섯 사람과 포옹을 하란다. 양팔을 벌려 서로 껴안아주며, “사람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속삭인다. 이판에 활짝 웃음을 짓지 않는 사람 어데 있으며, 어느 누가 어색하게 주춤거린단 말인가. 걷기명상의 하이라이트다. 넘치는 기쁨과 행복감에 시상이 절로 떠오른다.


깊은 산속 옹달샘 오솔길 걸어가며
십 년 쌓인 원한들 날리라는 징소리
내 마음 들여다보며 온갖 시름 날리네. (용서의 길에서)

옹달샘 가족 되어 숲길을 오가다가
팔 벌려 안아주며 사랑해요 감사해요
내 마음 활짝 열리니 기쁨이 넘쳐나네.


(사감포옹, 사랑해요 감사해요 라고 속삭이며 하는 허그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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